36
 2015. 3. 16. 23:22

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



또 네 이름을 적어놓고 오래 보았다.


너는 내게 남아있는 단 하나의 출구야.


이 도시의 길에서 우리는 별일 아닌 일에도 자주 웃어댔다. 웃다가 기분이 야릇해져 슬몃 웃음을 거두기도 했다.

이 도시에서 그렇게 웃어본 일이 없었다. 이렇게 웃어도 될까? 하는 생각이 물처럼 스며들 때가 있었다.


그 물을 들여다볼 때만큼 너를 좋아해.


그 끝없는 물길만큼 좋아해.


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기쁨이지만은 않을까. 왜 슬픔이고 절망이기도 할까.

page 157


언젠가 우리에게 생긴 일들을 고통없이 받아들이는 순간이 올거라고 누군가 말해주길 간절히 바랐던 시간들

page 362